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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전공자의 SW개발자 성장기록] 이직 이야기 (삼성전자DX)| 성장 기록 2024. 7. 31. 14:44
오랜만에 이 시리즈를 쓴다.
샘숭 2022년 7월에 전 회사 IT개발자 신입공채에 합격하고, 만 2년만에 삼성전자DX 디바이스플랫폼센터(DPC)로 이직했다.
이직을 결심한건 입사 후 1년이 지날 때 쯤이었다.
이유는 다양했다.
- 근무지 : 결혼을 준비중이다. 예비 아내는 서울에서 일하고, 나는 이천이다. 물론 전 회사의 셔틀 운행이 아주 잘 되어있는 편이지만... 출퇴근시간이 편도 1.5~2시간이었다.(신혼집 기준)
- 커리어 : IT개발자로 입사했고, JD에는 분명 Docker, Redis, Spring, Cloud, ... 등등이 있었다.
하지만 회사의 필요에 의해, 나는 수십명의 IT개발직무 입사 동기들과 동떨어져 혼자 생뚱맞은 팀에 배정되었고, JD에 적힌 수많은 수행 업무 중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뿐만 아니라 내게 점점 더 회로설계 지식을 요구했다.
여기에 더 오래 있다가는, 개발자로서 커리어는 끝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 재미 : 나는 어떤 분야가 됐건, SW개발이 정말 재밌다. 개인적으로는 스스로를 풀스택 개발자라고 생각한다. 잘 하는지는 차치하고, MSA 인프라 설계&구축부터 시작해서 CI/CD 구축, 보안 설계, 서버개발, 클라이언트 개발, 자동화 툴 개발, IoT개발, DB 설계 등 다 너무 재밌다. 원하는 데이터 쪼가리가 원활히 통신되기 위해 어떤 edge case를 고려할지 등을 고민하는게 즐겁다.
다만, 그 업무에 SW가 아닌 다른 도메인이 섞여들어가면 차게 식는 기분이 들었다. 그런 맥락에서, 회사 업무가 너무 재미가 없었다.
처음에는 내 직무를 바꿔버린 회사에 원망을 많이 했다.
이런 일을 할 줄 알았으면, 최종합한 다른 좋은 회사도 몇군데 있었는데 거기로 갔지.
하지만 돌아보면, 산업을 잘못 고른 내 잘못, 강하게 주장하지 못한 내 잘못, 일에서 재미를 추구하는 내 잘못도 있겠다.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이직 준비를 시작했다.
매일 퇴근 후, 포트폴리오를 위한 프로젝트를 기획/개발하고, 개발 공부, 알고리즘 문제풀이, 기업 서칭/분석을 했다.
자연스럽게 하루 24시간이 모자랐다. 그렇다고 일을 등한시하지는 않았다고 자부한다.
물론 회사 말마따나 VWBE SUPEX하게 열심히 한건 아니지만, 10이 주어지면 10정도는 했다.
대신 잠을 줄였다. 한 5개월정도는 하루 평균 4시간, 채용 전형으로 바쁠땐 3시간씩 잤다. 화장실이나 출퇴근길에는 전자책을 읽고, 자장가로 면접왕 이형 유튜브를 들으면서 잠들었다.
내가 피곤해하는걸 예비 아내가 잘 이해해주고, 격려해줘서 너무 감사할 따름이다. 다 아내 덕이다.
1월부터 40군데가 넘는 회사에 지원했다. 평균연봉 3000의 스타트업부터, 네카라쿠배당토직야몰두센1K3N 삼현슼엘 등등 다 지원했다. 경력이 아닌 신입으로 지원한곳도 많았다.
연봉이 수천 깎여도 상관없다 여겼다. 그만큼 개발이 너무 하고 싶고, 개발자로 성장하고 싶었다. 이런 점까지도 아내는 응원해줬다.
하지만 이미 물경력이 된 2년 탓일까, 그냥 내가 부족한 탓일까, 서류가 붙은 곳은 5군데도 채 되지 않았다. 나는 서류를 꽤 잘 쓰는 편이다.
개발자 채용 한파의 영향도 있겠다. 아니면 내 경력을 보고 '연봉을 높게 부르겠지'라고 생각해서 거절한 곳도 많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삼성전자DX와 다른 한 곳에 최종 합격했다. 둘 모두 내 마음에 쏙 드는 회사와 직무이다.
경력 채용이라 그런지, JD에 팀과 파트, 직무(Backend Engineer)까지 명확하게 제시되어 있었다.
또 비개발 팀과 직무에 팔려가진 않겠지.
다른 한 곳이 페이나 개발업무의 양, 워라밸은 더 좋았지만, 복지나 커리어 성장 측면에서 삼성을 선택하게 되었다.
비록 또다시 제조업이지만.. 명색이 개발부문이니까 믿어본다. 그래도 최소한 탈반(반도체 탈출)했으니까 괜찮겠지.
나랑 오래 가자 DX.
올해 전 회사 PS가 참 많이 나올 것 같은데 그 점은 아쉽긴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고 싶은 직무를 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돈이야 뭐.. 벌면 되는거고.
일이 맞을지는 가 봐야 알겠지만 일단 지금은 행복하다.
출근은 내일부터다.
다음 성장기록은 어떤 내용이 될까. DX에서의 일상일까, 개인 개발 활동일까, 또 다른 이직일까.
셋 다 좋겠지. 뭐가 됐든 좀 더 성장한 내가 되면 좋겠다.
행복하면 됐지~ 오렌지주스 한잔해~